▲ 이세광목사
해마다 5월이 되면 가정과 교회, 지역사회에서는 여러 행사로 축제 분위기다. 가정의 달 5월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5월 한달을 보내곤 한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우리 아이들을 격려하고 축복하는 날이다. 가족들은 저마다 어린자녀들과 함께 나들이를 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저출산 시대를 돌이켜 보면 그 어느 때보다 한명의 어린이가 우리에겐 더없이 귀하고 소중하다. 그 한명의 어린이가 우리의 미래이며 소망인 동시에 이 땅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지난주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생대회’를 열었다. 사생대회는 싱그러운 나무들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한 자연 속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자 우리교회에서 매년 하고 있는 행사이다.
‘사생대회’의 ‘사생’이란 단어는 한자어로 ‘베낄 사(寫)’와 ‘날 생(生)’ 자를 사용한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그대로 베껴서 그린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베푸신 아름다운 자연을 다양하게 표현해 보는 의미 있는 활동이다. 아이들이 모여앉아 아름드리나무를 그리고 높고 푸른 하늘과 그 위를 나는 새들을 그린다.
나는 재잘거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 그 아이들을 그려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들은 진정 꽃보다 더 아름답게만 보였다. ‘사생’이라는 말 그대로 내가 온전히 베껴서 그리고 싶은 대상은 바로 이 아이들이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지 않은 것 같다. 2015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3개국 중 19위로 조사되었다. 물질적 풍요로움과 안락한 주변환경 등 아이들이 살아가는 사회의 겉보기 요소들은 더 좋아진 것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 아이들이 직접 고백하는 삶의 질과 행복도는 오히려 낮아진 것이다. 왜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만족감과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일까? 이는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 아이들을 입시경쟁의 지옥 속으로 등떠미는 부모들의 욕심때문인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 가야 할 우리 사회가 성공만능주의의 분위기에 도치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 것일까!
나는 무분별한 계발로 황폐화 되어가는 자연을 본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존하자고 하는 사람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자신들의 생각의 틀 속에 가두어 두려는 어른들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며 키워내자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부모와 사회의 왜곡된 욕망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우리 아이들의 꿈을 짓밟는다. 이제 아이들의 불행은 작은 것에 머물지 않고 더 큰 사회의 문제들로 커져만 간다. 마치 구멍 난 뚝이 허물어지듯 아이들의 상처가 사회 곳곳에서 그 증상을 드러내고 만다. 때로는 청소년 학대문제로, 때로는 청소년 법죄들로, 때로는 청소년 자살로 때로는 청소년 일탈문제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아름답다. 들에 핀 한송이 꽃이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 입은 옷보다 더욱 아름답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 아이들 역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개인의 개성을 살려 저마다의 꿈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아메리칸 인디언 오마스족의 격언처럼 한 아이가 건강하고 올바른 신앙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온 가족과 온 동네가 그리고 온 교회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약대중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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